끄적끄적

2017년 겨울. 오키나와, 나 혼자 여행기.

FreeEnd 2018. 3. 2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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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출발, 간다.
  2. 시간은 항상 흐른다. 시간은 강물이다. 바위에 부딪히면서, 정화된다.
  3. 시간은 기억을 변화시킨다. 한 기억이 있으면, 처음에는 나를 원망 하지만, 나중엔 남을 향한 원망만 남는다. 그 원망들이 없어졌을때 그 기억은 비롯서 추억으로 남는다.
  4. 일부러 기억을 하지않고 잊으려하는것보다, 한순간 폭풍처럼 기억해내는것이 더 낫다. 어차피 기억은 한번씩은 곱씹기 때문이다.
  5. 기다림은 고요하다. 혼자 무언가를 생각하는 여유를 준다.
  6. 낯선 곳에, 연이 없는곳에 가기전이좋다. 기대도있고 두려움도있다. 단, 아직 싫은 것은 없기 때문에, 좋을것만 상상하게된다.
  7. 근데, 왜 학창시절때의 설레임이 없을까, 내가 너무 커버린건가.

  8.  
  9. 공항에 조금 일찍 와서, 이것저것 둘러보았다. 막상 살것도, 할것도 없지만. 해외로 너무 오랫만에 나가는것이라, 은근히 불안감이 있었다. 일찍 온것에 대한 보상인지, 짐도 기다림없이 위탁하고, 자리도 창가로 배정받았다. 덕분에 여유도 얻었다.
  10. 혼자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까, 둘러봤는데. 일인지 여행인지. 몇몇 눈에 뜨인다. 저사람도 내가 궁금할까. 나만 남을 의식할가. 내가 그렇게 살아왔나. 궁금하다. 왜 난 내 행동을, 남의 눈에 맞춰 살고있었나. 이렇게 내가 만들어진건가,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 와중에 미인들을 찾는것보면, 점점 기분이 나아지나보다.
  11. 출발하기로 약속된 10분전. 고속버스타고 지방가는 느낌이다. 별다른 설레임이없다. 아직. 없다.
  12. 비행기 안에 아이들이 보인다. 내 눈에는.. 소을, 예을로 보인다.. 점점 더, 하루하루 더 아빠가 되어가나보다.
  13. 비행기가 출발했다. 이륙전 활주로에서는 날기위해 빠른속도로 달리는 창밖모습이 날 흥분되게 했다. 땅에서 바퀴가 떨어지고, 조금씩 고도가 올라가면서, 차차 창밖에 풍경들이 느려지기 시작했다. 언젠가 방문했을법한 익숙한 해변, 섬 모두 하늘위에선 하나의 조각이다. 숨차게 달리던 저 도로가, 일터가, 집이. 모두 조각이다. 내가 올려다보던 구름은 내 아래에있고. 나는 그위에서 이곳을 잠시 잊고, 다른곳으로 출발한다.
  14. 예전에 구름 위에 있었던적이 있었다. 노고산 정상 450m 고작 구름이 닿을듯 말듯한 작은 산 정상이었다. 아침마다 융단을 깔아놓은듯한 산 아래를 바라보면서, 그곳 밖의 생활을 꿈꾸고, 기대했었다. 그때와 지금의 난 무엇이 다른가, 달라졌는가, 달라질것인가.
  15. 여행을 하면서 음악을 듣는건 좋다. 친구와 함께하는듯. 마음의 안정을 주는듯하다.
  16. 모르는게 너무 많다. 그흔한 해외여행을 혼자. 너무 오랜만에 나가니. 준비를 했다 생각했지만. 사사로운 낯섬이 느껴진다. 궁금하면 물어보면되지만, 낯선 사람에게 질문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17. 혹시몰라 담배를 샀다. 뭐 꼭 필생각은 아니지만. 동료들 선물로 어차피 살 바에야 미리사서, 심심하면 한까치 피워볼 요랑이다. 그래서 피워봤는데. 역시. 역하다. 괜한 호기심은. 나를 병들게한다. 결과는 뻔하지만, 호기심은 강하다.
  18. 하늘에서 보는 오키나와는 한국에서보는 그것들과는 다르다. 휴양지라는 느낌을 물씬 풍기는거와, 해안이 참 아름답다. 섬들이 드믄드믄 바다위에 떠있는것도 참, 다채롭다. 와야겠다. 다시. 가족들 데리고.
  19. 연신 우와소리가 입가에 맴돈다. 익숙한  큰 파도도 하늘에서보니, 다른 나라라고 생각하니 새롭다. 곧. 내린다.
  20. 잊힌다. 서울에서 고민했던 모든일들이. 서서히 맴돌지 않는다.
  21. 잊지마라. 이 비행기는 아직 한국인이 많은 익숙한 공간이다. 저 아래는… 다르다.
  22. 일기예보는 흘릴 것이라고 했지만, 맑다. 청명하다. 도착부터 행운이다. 기분이 좋아진다.
  23. 하늘에서는 느렸던 풍경이, 고도가 낮아지면서, 점점 빨라진다. 덕분에 내 심장도 그렇다.
  24. 왔다. 진짜로.
  25. 영어는 여기서 잘 할 필요가없다. 어차피 잘 통하지 않는다. 그냥 영단어몇개와 이 사람들의 행동 기분 등으로 알아들을수 있다. 신기하다.
  26. 렌터카 직원은 다행이 한국인이다. 세관직원 항공사 카운터직원은 현지인이고 영어를 잘 하지못한다. 쉽지않다.
  27. 오자마자 렌터카 직원이 기다린다. 낯선곳에서 무엇인가 나를 기다리고있다는것이 나를 두렵지 않게한다.
  28. 어색하다. 소음들이 일본어라 알아듣지 못한다. 도로의 차소리, 돌멩이 공기, 한국과 똑같지만 말소리, 간판, 의자간격.. 다르다.
  29.  
  30. 빌렸다. 타국에서 렌터카. 좌우가달라 고생할줄알았지만, 역시 적응은 쉽다. 고속도로에서 톨비까지 충실히 해냈다.
  31. 오키나와소바. 처음들른 휴게소. 첫 일본식사.
  32. 지방가는 휴게소랑 다를바는없다. 한국이나, 오키나와나.
  33. 시간이없다. 게스트 하우스의 체크인은 일곱시를 넘기면 안된다. 그래도, 생필품은 필요하다.
  34. 이온몰. 오키나와에서 가장 유명한 대형 쇼핑몰. 좌회전이 헷갈려 두번이나 실수했다. 이마트랑 다른건 없다.
  35. 도착후 정신없이 시간이갔다.아무것도 모르는채. 체크인을 하고 설명을 듣고. 어리버리 요리를 준비했다.

  36. 굿 스멜, 오이시. 기무치 지지미. 반응이 좋아 기분도 나아지고. 한국인 직원을 통한 대화는 곧, 간단한 영단어와 일본어로 대체되었다.
  37. 아기가있다. 아주 해맑은 얼굴을한, 일본인 아기다. 단번에 막 돌지난 아기임을 맞추자, 주위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아기아빠. 난 둘이나 겪었으니. 역시. 제버릇 개못준다.
  38. 유튜브 가라오케. 아이원트 엔카로 건넨 대답은 유튜브 파티로 답변되었다. 트로트같은 일본 대중가요는 모두가 다 아는노래고 나도 곧 몸을 흔들었다.
  39. 오키나와의 곱창전골. 바로 그 모습이다.
  40. 시계가 네시를 가르키자 눈이 스스로 감기기 시작했다. 흔들던 몸은 점점 지쳐가고. 눈이 감겨, 굿나잇 하고 샤워를 했다. 아무런 생각없이 눈을 붙이고 잠을 청했다.
  41. 주위가 부산하다. 언제일어났는지 자기주변을 정리하는 사람들이보인다. 어제 있던 13개월짜리 아기는 부모와함께 케리어를 들고 나갔다. 그렇게 방들이 비워지지만, 도미토리는 그대로다.
  42. 무엇을하는사람인지 궁금하다. 그러나 서로 구지 묻지 않는다. 혼자온사람이 대부분. 재방문인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43. 왓 플랜 투데이? 네시까지 같이놀던사람이 묻는다. 룩 어라운드. 아이 고잉투 코지마대교. 같이가잔다. 내차로.
  44. 흔쾌히 허락했다. 간간이 한국말섞는 이사람은. 나고시 사람이란다. 주말마다 놀러오는 단골이라고.
  45. 왓츠유어잡? 물어봤더니. 어제 말했단다. 이제 기억난다. 시스템엔지니어. 윈도우서버 오퍼레이션. 업계사람이다. 여기도 엔지니어가있다는게 신기 했지만. 뭐 내 생각이 거기까지인가 싶었다.
  46. 코우리대교. 양옆으로 얕은 바다가 쉴 새 없이 펼쳐졌다. 하늘에 간간이 있는 구름덕에 바닷빛이 에메랄드색이란다. 구름이 완전덮히면, 색은또 변한다고. 지금이 아름다워 보였다.
  47. 허니문 사진을 찍는 커플이 보인다.
  48. 일흔은 넘어보이는 어르신 커플이보인다.
  49. 나처럼 혼자온 사람들이보인다.
  50. 아기를 데리고온 가족이보인다.
  51. 코우리해변은, 구지할것은없다. 그냥 바다일뿐.
  52. 위 고투 잇 라멘. 어제먹은 라멘이 아쉬워 맛있는데를 가자고 물었다. 배가 많이고팠던듯, 서둘러가자고한다. 게스트 하우스에 있는 여자도한명 데리고 가잔다. 슈얼 와이낫. 다시 무스비야에 들러 픽업한후, 그의 지시대로 라멘집으로갔다.
  53. 류큐 트래디셔널 하우스. 전통가옥이라하는 나무로지은 아름다운 가게였다.
  54. 나무로 지은 집안에 나무로된 테이블에 앉아 라멘을 먹었다. 고기국물에 약간 바베큐한고기의 맛이 느껴지고, 오키나와 전통 영양밥이 같이 제공되었다. 장조림에 밥을 볶은 느낌은, 집에서 해먹은 집밥을 생각나게했다.
  55. 오키나와 집들은 집앞에 해태같은 동물을 문 양 옆에 둔다. 하나는 입을 벌리고, 하나는 입을 닫고 있다. 입벌린 쪽은 복을 받아드리는 역할이며, 입을 닫은쪽은 복은 받아 그렇다고한다. 어느 나라나 복을 기원하는건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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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7. 라멘을먹고 곧장 비세나타비치로 이동했다. 이들은 나에게 어디가고싶냐는 말을자주하곤한다. 둘다 한국어에 관심이많으며, 행동 하나 마다 한국말을 물어본다. 덕분에 나도 배우게된다. 가재와 츠요비. 바람이 세다.
  58. 비세나타비치는 나무가 장관이다. 흡사 우리나라 담양에 메타세콰이어의 느낌을받지만, 나무가 동남아스럽다. 동네는 잘 정리되어있지만, 신기하게 돌아다니는 주민을 찾아볼수없다.
  59. 끝없는 나무터널을지나자 곧 좁은 도로가나왔고, 그 도로 끝엔 이에나섬이 보이는 넓은 해변이 나왔다. 그 해변은 코우리와 마찬가지로 얇고 넓었다.
  60. 청바지에 하늘색 셔츠를 맞춰입은 부부와, 그의 아들둘은 각각 자전거에 아들을 나누어태우고 나무터널을 내달렸다.
  61. 신지과 유카는 한국말을 좋아한다. 상황에따라 한국말 일본말을 번가라 물으며, 나와 끊임없이 대화했다.
  62. 유카가 작은골목을 들락거린다. 길찾아볼게하면서 가면 꼭 막다른길이다. 구라쟁이.
  63. 당신. 자기야. 이봐 당신! 블라블라...
  64. 해변 주위는 사람이 많치지는 않았다. 의외로 한국인들은 많이 없으며, 주로 일본인이 대부분이다. 서양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65. 비세나타해변을 모두 돌아보고 우린 츄라우미 수족관을 향했다. 오키나와에 가면 당연히 들리는 명소중의 명소이다. 구지 수족관을 관람하지않아도 주변을 둘러볼수있는 해양 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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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7. 장소를 이동하는중 유카는 빅뱅의 노래를 계속 들었다. 그녀는 태양에 광팬이였다. 그런덕분인지 한국어에 관심이 많았고, 낯가림이 별로없는 나는 그녀의 한국어 상대에 좋은 상대였다. 덕분인지 계속 친밀하게 지낼수 있는듯 하다.
  68. 위 윌 수족관 패스. 신짱이 수족관은 가지말잔다. 수족관이 아니라도 공원은 참 넓었다. 우리는 공원여기저기. 해변과 바다가보이는 도로. 그리고 우물의 징검다리를 넘어다녔다.
  69. 폭포. 뽁뽀? 아니. 폭포. 포뽀? 뽀뽀?
  70. 지쿠진. 직진.
  71. 가재와 츠유비. 바람이 너무 쎄다. 아리가도츠유비. 아리가도 가와이.
  72. 돌핀쇼 이즈 프리. 유카가 돌핀쇼로 안내했다. 여섯마리의 돌고래쑈는 한국과는 다를게 없었다. 하지만, 한마리는 돌고래가 아니라. 진짜 고래다.
  73. 돌고래쇼를 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관람객들은 한국과 마찬자기로 돌고래에 환호했고, 돌고래들은 하늘로 뛰어올랐다.
  74. 가재와 츠유비. 베리콜드. 바람이 쎄게불어 더 있을수 없었다. 그리고 어제 유튜브가라오케덕에 잠을 잘 자지 못해어쩔수없이 다시 무스비야로 돌아갔다.
  75. 숙소가는길에 마트가 있다. 다이소도 붙어있다. 오키나와의 시골이라그런지 마트 규모가 제법크다.
  76. 어제 내일은 순대에요. 라는 내말에 에리짱은 순대는 일본인들이 안좋아한다고 했다. 차라리 볶는것이 어떠냐구. 동의했다. 그래서 재료를 찾아보았다.
  77. 의외로 파의 가격은 싸지않았다.한단에 천원 이천원 하는 한국과는달리 한뿌리에 천원정도였다. 파 두 뿌리. 양파. 오리온맥주. 그리고 과자 두개와 생수.
  78. 오리온맥주. 이곳에 공장이 있는 맥주이고, 여기 사람은이 가장 즐겨먹는 맥주. 비루라고 한다. 맛은 별 다른느낌은 못느끼겠지만, 한국맥주보다 부드럽다.
  79. 신짱과 유카와 무스비야로 돌아왔다. 어제 네시까지 놀았던 것의 여파였는지 피곤함이 느껴진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맥주 한캔을 물었다. 알람을맞추어 저녁 포크락파티 준비시간에 늦지않게 준비했다.
  80. 두시정도 잠을자고 일어나니 주위가 부산했다. 벌써 부엌엔 사람들이 가득 차 있었고, 모두 각자의 음식을 준비하는데 열중이였다.
  81. 낮에 사온 양파를 다듬고 파를 자르고있는와중에 에리카가 물었다. 김상 봤어요? 한국인이 오셨단다.
  82. 반갑다. 반갑지않다. 여기 한국인 보러온건 아니였기에. 하지만 말이 통하는 사람이 생긴것에 또 기분이 좋아진다. 헬퍼도 한국인이지만. 헬퍼이기때문에 같이 즐기는건 쉽지 않다. 피곤한그녀는 열한시쯔음 방어로 들어간다.
  83. 고추장을 건네주면서 묻는다. 요리 해보셨어요? 집에서 몇번 해봤다고하자 양념을 주며 같이도와주셨다. 걱정했던것과는 다르게 어느정도 맛이나기 시작했다.
  84. 김상. 김철호. 52세. 장성한 대학생 아들 딸을 두고있으며, 한국에서 여성옷 영업을 담당하고있는 그는. 오키나와는 다섯번째 방문이란다. 일본여행은 자주 다니고있어 사실 일본어를 잘하지는 않지만, 익숨함에 어느 정도는 들을수 있다고 하신다.
  85. 무스비야의 마지막밤이 아쉽다. 처음에 혼자라는걱정은 그곳의 다른 여행자들이 지인이되고는 곧 사라졌다. 라인으로 대화하는 일본인이 둘이나 생겼고, 같이 사진도, 영상도 여러장 찍고 주고 받았다.
  86. 어제 유튜브 가라오케 영상이 그들의 스마트폰으로 돌아다닌다. 나도 즐거웠지만 그들고 즐거웠는가보다.
  87. 일본인들은 조용한 성격에 잘 떠들고 춤추지 않는다고한다. 하지만 내가만난그들과, 낯과 경우를 가리는 한국인이 아닌 나는 그곳을 가라오케로 만들었고, 그곳은 추억이 되었다.
  88. 카레, 순대볶음, 나시고랭, 오므라이스 등 음식이 차려 지고, 자기소개가 시작되자, 두 여자 여행객이 자리에 뒤늦게 합세했다.
  89. 오늘의 자기소개 주제는 오늘 있었던 뉴스다. 자신이 오늘 겪었던일을 한가지씩 공유하는 시간이다.
  90. 뒤늦은 여행객은 자리에 않으면서 연신 스미마셍을 외쳤고 곧 간단히 자기소개를 시작했다. 그녀는 일본 본토에서 활동하는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한 뮤지션이라고. 어머니와여행하는듯 했다.
  91. 그녀의 소개가 끝나고 나의 소개시간이 되었다.
  92. 가재와 츠유비. 가장 즐거운 하루였다. 해양공원에서의 짧은 추억에 대해 신짱과 유카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93. 모두의 자기소개가 끝났자, 그녀는 부엌 앞 악기들이있는 작은 쇼파에 않아 작은 콘서트를 준비했다.
  94. 일본 여자들의 특징인 콧소리가 섞인 목소리로 부르는 그녀의 노래는 그다지 마음에 와닫지 않았다. 하지만 곧 그녀의 목소리가 익숙해지자, 그 콧소리는 노래를 반주하는 악기중의 하나로 변했고, 모두를 매료시켰다.
  95. 약 15분정도동안의 콘서트가 지나자 그녀는 그 공간안에서 슈퍼스타가 되었다.
  96. 공연이끝나고 아쉽게도 신짱과 유카는 집으로 돌아갔다. 밤새 술을 마셨으면 행복했겠지만, 그러지못해 너무 아쉬웠다.
  97. 그들이 없어그런지, 남은 사람들과는 의례 건내는 간단한 이야기만 오가고, 김상과 나는 차례대로 침대로 향했다.
  98. 아침이 밝았다. 한시쯤 잠에들었지만 의외로 푹 잔듯하다. 여덟시쯤 자리에서 일어나 오늘의 일정을 위해, 세수를하고 머리를 세팅했다.
  99. 김상이 오늘 언제 출발하느냐고 묻는다빵을 건네며 아침 요기하라고 건넸지만, 빵으로 요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어제 유카가 추천한 캡틴 캥거루 생각이 났지 때문이다.
  100. 열한 시부터 오픈하는 가게에 가기엔 좀 일러 파인애플 공원에 갈까 했지만 에리카카 코지마성곽을 추천했다. 가깝기도하고, 시간맞추기에 적당 하다고 했다.
  101. 일정이 정해졌다. 시간을보니 출발할시간이 되었고 주인장과 에리카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고, 나머지 여행객들에게 인가를 간단히 전했다.
  102. 깜짝놀랐다. 모두가 나를 문 앞까지 배웅하며 손을 흔들었다. 그 13 개월 아기도 함께. 가슴이 찡 해졌다. 지인들이다. 이틀을 함께보낸. 고마웠다. 하루더 있고싶었지만. 일정이 있다. 그들에게 아쉬움을 정하고 차에 짐을 실었다.
  103. 에리카가 따라나와 떠나는 모습을 사진에 담아 전해주었다.
  104. 그녀는 혼자 여행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듯 했다. 감사했다.
  105. 에리카는 이곳에서 다양한 남자들에게 호감을 산듯하다. 그녀는 모든남자들에게 호감을사는 완벽한 미인은 아니지만 귀여운 얼굴에 제법 매력이 있었다. 게다가 자신의 인생관과 똑뿌러지는 성격이 그녀의 매력을 배로 올리는듯하다.
  106. 그녀는 외국남자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그 곳에서 장기투숙하는 노총각이 은근이 관심을보이며 스킨쉽을해 확고하게 한마디 했노라고 이야기를 했다. 아마. 괜찮은 한국 남자를 만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107. 코지마성곽은 돌로 이루어진 긴 성곽이다. 청와대 뒷쪽으로 연결된 탕춘대성과는 다르게 화강암으로 쌓여진 작은 성이였다. 그리 신기하거나 인상깊지는 않았으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류쿠라는 나라에 이런 성이 필요 했다는 점이 제법 신기했다.
  108. 작은 박물관도있어 구경했지만 그다지 신기하진않았다. 그저 우리 1900년대의 농경사회 물건들의 절리품 정도의 집합체였다.
  109. 바로 캡틴 캥거루집으로 향했다. 사실 제주도 방문했을 때 점포 햄버거를 생각하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제법 쟈니로켓보다 나은 퀄리티였다. 크기도 크거니와 맛도 제법 있었다. 크기가 너무크니 추가로 주문한 감자튀김은 다 먹을수가 없어 그대로 남기고 나올수밖에 없었다. 오키나와 세번째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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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2. 만좌모. 코끼리 형상을 하고있는 바다 바위 이다. 만좌모라는 이름은 만좌모 위의 넓은 공간에 만명의 사람이 앉을수 있다는 말이란다. 그럴수 있을것 같았다.
  113. 서양 사람들은 드론을 날리며 영상을 찍었고, 나는 핸드폰과 사진기로 여기저기 촬영했다.
  114. 사실 별로 아름답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냥 우리나라에도 흔한 그런 바다지만 마즌편에 섬 하나가 더 보이는정도? 만좌모앞은 그저 그랬다.
  115. 그다음 들렀던 진파곶도 마찬가지였다. 그곳의 등대는 예전에 문주와 갔던 속초 등대 보다아 컸지만, 웅장하던지 아름다운느낌은 없었다. 아름답기도 속초의 그것이 더 아름다웠다.
  116. 진파곶 등대에 올라가려면 오백엔인가 정도를 지불해야한다. 구지, 감명이 없었기에 그대로 등을 돌렸다. 등대 앞은 갈대비슷한 풀들로 채워져 있었다. 평일이라그런지, 휴가철이 아니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주위에 사람들은 별로 없었다. 간간히 일본들 가족, 학생들만 보였다.
  117. 이곳은 의외로 일본인들이 참 많았다. 제주도 역시 한국인들이 많듯 이곳도 그런듯하다.
  118. 진파곶에서 십오분 둘러본뒤 계혹대로 아메리카 빌리지로 향했다.
  119. 루트 계획은 잘 정한듯하다. 삼십분정도씩걸려 혼자 운전이 지겹지않게 관광을 즐길수 있었다.
  120. 아메리카빌리지에 도착할때쯤, 스타벅스가 보였다. 게다가 드라이브쓰루 매장이었다. 차를 살며시대고, 영어로 주문했다. 출국할때 출국장 스타벅스에서 메뉴판을 살짝보니 아메리카노는 아니였고, 카페 아메리카노라 불렀다. 그때를 기억해내 주문에 성공했다.
  121. 카페아메리카노, 핫, 노슈가 톨사이즈 프리즈. 역시 커피는 마셔야한다.
  122. 아메리카빌리지 주차장 앞에 이온몰이 보였다. 무스비야에도착하기전 비누를 사기위해 들렀던 마트와 같은 마트였다.
  123. 이곳의 대형마트는 대부분 이온마트였다. 한국의 이마트은 시스템인듯 했다.
  124. 임대매장에서 소을 예을. 그리고 유준이에게 신물한 인형, 학용품을 샀다. 몇일 떨어져 지내니 온통 애들 생각뿐이다. 어떤걸 더 좋아할지, 무슨색이 더 좋을지 두어시간 쇼핑했다.
  125. 이곳은 5000엔 이상 구매해야 면세 혜택을 준단다. 게다가 샵마다 개별정산이기에 면세혜택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다.
  126. 먼저 펜과 간단한 책을파는 매장이 눈에 들어왔다. 입에 커피를물고 문주에게줄 제트스트림펜을 찾았다.가격은 한국이나 다를바없었다. 그런데, 보지못한 핑크색이보였다. 바로 선택하고, 예을이가 좋아할만한 퍼즐을 찾았다. 디즈니 퍼즐이 몇게보여 두개를 손에 들었다. 그리곤 연필깍이를 찾았다. 예전처럼 손으로 돌리는 연필깍이를 사고싶었다. 돌리면서 연필이 깍이는 재미도 느낄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127. 그런 연필깍이는 찾기 쉽지않았다. 세개의 매장을 둘러 보았지만. 없었다. 마지막으로 장난감을 파는 매장에 들르자, 그곳에서 찾을수 있었다.
  128. 파란색과 분홍색. 두말할것도없이 분홍색을 집어들었고, 점원의 오토메틱 추천에 아이라이크 메뉴얼리로 받아쳤다.
  129. 연필, 연필 뚜껑도사고, 유준이줄 장난감을 둘러보았다. 생각보다 장난감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다. 비슷한 기능이면 한국이 훨씬 이쁘고 기능이좋았다. 더이상 구매는 무리라고생각하고 마지막으로 다른 매장에들르자 유준이가 좋아하는 포켓몬스터가 보였다. 다행이였다. 일단 몇개집어들고 계산을 끝냈다.
  130. 다음 일정은 아메리카 빌리지를 둘러보는것이였다. 차를 다시 앞에 공영주차장에대고, 돌아다녔다. 이곳은 듣던데로 젊은사람들이 주를이뤘다.
  131. 한국사람들도 많았고, 현자인들, 현지 미군들도 보였다. 먼저 관광상품을사진 바로 앞 매장을 둘러보고는 바로 뒤에 세가라고써있는 오락실도 둘러보았다. 신기하게도 빠장꼬도 있었고, 한국에서 보던 철권 등의 오락기도 있었다. 게임은 잘하지않는 나는 바로 매장에서나와 스테이크로 유맹한 포시즌으로 향했다.
  132. 한국인이 오키나와에 오면 꼭 아메리카빌리지에 관광을가고, 포시즌에서 스테이크를 먹을정도로 유명한집이다.
  133. 역시 혼자여행객은 나뿐이고, 가족단위로 방문을 했다.
  134. 우선 메뉴를 보았다. 영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로 작성되었지만메뉴를 보기 편하지는 않았다. 종업원을 불러 어떤게 선택을 하냐고 묻자, 고기 종류만 선택하면 엄료와 에피타이저가 나온다고 했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부위인 등심을 선택했고, 곧 스프와 셀러드가 도착했다.
  135. 스프와 셀러드를 먹는동안 요리사가 테이블로 직접 왔다. 조가의 익힘종류를 나에게물었고, 난 미디움레어를 요청했다.
  136. 고기 맛은, 맛있었다. 한국돈으로 2만원정도인것을 감안하면 저렴도 하고, 분명 200g이였지만 양도 푸짐했다. 볶음감자와 조검 짠득한 숙주볶음도 맛이 꾀나 좋았다. 금새 저녁식사를 끝내고, 가게에서 나왔다.
  137. 별로 한게 없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시계는 벌써 오후 다섯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여섯시쯤 어두워지는것을 감안하면, 어서 서둘러야했다. 체크인을 위해 화이트테라스 쯔보야로 향했다.
  138. 그곧에서 나하까지는 역시 3~40분정도 소요된다. 시내라 그런지 다른곧보다 차량이 많았고, 토근시간이라 겹쳤는지 교통체증도 있었다. 일곱시 가까이 되어서나 도착했다. 주차를하고 일층 열쇠보관함에서 내이름을 찾았다.
  139. 이곧은 무인시스템과 같이 운영된다. 일층에 내이름으로된 사물함을찾아 내 핸드폰 뒷자리 네자리 숫자를 선택하면 문이열리고, 열쇠를 가질수있다. 403호 열쇠가 들어있었고 짐을들로 4층으로 올라갔다.
  140. 게스트하우스라는 느낌보다 조금 작은 콘도같은 느낌이였다. 침대는 깨끗했으며, TV, 냉장고, 전자랜지, 개별 욕실 화장실까지, 무스비야같은 기숙사형 도모토리 게스트하우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141. 우선 심을 풀고 쇼핑센터를 찾았다. 서울에 있는 선우에게 카카오톡으로 추천하는 쇼핑센터를 물었고, 이곳에서는 돈키호테라는 쇼핑몰이 유명하다는 사실을 들었다.
  142. 매장안에는 엄청난 사람들이 많은양의 상품을 쇼핑백에 담고 있었다. 화장품과 과자가 주로 많았고, 간간히 술과 음료가 보였다. 면세로 사는 사람들, 이곳에서 소비하기위해 사는 사람들도 많았다.
  143. 이런곳에 오면 항상 난감하다. 누구에게 어떤선물을 어느정도나 사야할지, 도통 잘 모르겠다. 부모님 처가집 누나.. 가족은 일단 치례할정도는 사야겠다고 마음먹도 둘어보았다. 마땅한게없다무엇을 사야할지 잘 모르겠다. 회사 사람들도 해외 다녀오면 의례 초코렛 사탕 과자들을 사와서 하나씩나누니, 우선 그것들을 하나씩사고 문주한테 카카오톡으로 물어보았다.
  144. 문주한테는 정말 좋은것을 사주고싶었지만 도통 모르겠다. 다들 사가는건 이삼천원짜리 크린징 폼인데 만족할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에게 드릴만한건 일본에서 동전파스가 유명하다는 소리를 들어 그것도 백에 넣었다. 소을이 예을이를위해 초코렛울 더넣고, 내가 자주쓰는 개츠비 왁스를 또 담고 계산하니, 별것이 없는데 1만 2천엔이 넘었다.
  145. 과소비를 했나 생각 들었으나 여기까지와서 십만원정도야 라는 생각도 들었다.
  146. 난 사실 돈을 잘 못쓴다. 최근 회사생활하면서 술을 자주마셔 그런쪽에 지출이 많지만, 나를위해 비싼 물건을 산다던지, 비싼돈을 지출하며 놀러다니지도 못한다. 난 정말 돈을 못쓴다.
  147. 손에 바리바리 봉투를 들으니 불편했다. 우선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들어가 물건을 내려놓고 다시 국제거리로 향했다. 국제거리까지 기리는 햑 10분 두번왕복하니 지리가 익숙해져 네비게이션을 보지 않고 다닐정도가 되었다.
  148. 국제거리는 생각보다 길었다. 메인거리 하나로 이루어진이곳은 명동의 가로길이보다도 더 긴듯하다.
  149. 배는 고프지않아 간단히 맥주나 한잔할 요량이었다. 국제거리를 길게 왕복하며 마땅한 술집을 찾았다. 역시나 잘모르기도하고, 혼자 쓱 들어가기가 쑥스러웠다. 편의점이나 들러 캔맥주나 한잔 할까라는 생각이 들 찰라에 어떤 나이 지긋한 아저씨가 다가왔다.
  150. 맥주 사케 이자카야 오케이? 라는말에 내심 반가웠다. 메뉴를 보여달라고하니 간단히 이자카야 메뉴가보였다. 렛츠고라고 하니 아저씨는 즐겁게 이자카야로 안내했다.
  151. 메인거리 가지골목에 한층지하에 위치한 이자카야였다. 내려가 닷지자리에 앉아 메뉴를 보았다. 우선 오리온맥주 한잔을 부탁하고 메뉴를 둘러보니 포도송이같은 해산물이 올려진 회샐러드가보였다. 양도 적고 가격도 800엔정도로 적당했다. 맥주를 한잔 비울때쯤 주문한 메뉴가 나왔고, 나는 류큐사케라는 사케를 잔술로 주문했다.
  152. 사실 사케의 맛은 잘 모른다. 서울에서도 사케는 준마이만 마셨었고, 예전에 문주 친구가 사온 사케를 몇번 마셔본게 전부다. 이곳에서는 사케를 한잔, 100ml, 400ml 이런식의 단위로 판매하고있었다. 게다가 얼음은섞어 내왔다. 옆에 물이 있으니 독하면 타드시란다.
  153. 언더락으로 천천히 맛을 은미했다. 30도 짜리 사케는 나에게 그리 세지않은 도수였고, 조금씩 한모금씩 천천히 마셨다.
  154. 혼자 술집에들어가서 간단히 한잔하면 구지 무엇을 할 일도, 대화상대도 없다. 간단히 핸드폰을 쳐다볼뿐 한곳만 응시하며 주어진 술을 조금씩 마실뿐이였다. 맛은 그냥 사케. 그 맛있다고 추천한 오리온맥주도 그냥 맥주일뿐이다. 안주는 약간 비릿한 내음이 났지만 그런대로 먹을만했다.
  155. 혼자 술만 마시고 초점이 흐려지는 내가 안타까웠는지 다찌 안에있던 바텐더는 가볍게 관심을 가져왔다. 형식상의 대화는 그냥 형식으로 끝났고. 사케 두잔에 소박한 술자리를 종료했다.
  156. 2700엔정도에 손자 사케에 맥주를 즐긴것이 그리 비사진않았다. 한시간남짓 혼자 아무생각없던것이 얼마만인지 잘 모르겠다.
  157. 다시 게스트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은 멀었다. 멀게 느껴졌다. 마지막밤에 혼자라는것이 아쉬웠다. 어제와 그제의 그 분위기와 다른 외로움도 느껴졌다.
  158. 근처 편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건 24시간 문이 열려있는 모스버거라는 흔한 매장 하나뿐이였다. 핸드폰으로 검색해보았지만, 역시나 먼거리에밖에 없었다.
  159. 아무생각없이 걷다보니 작은 마트만한 빠찡코하우스가 보였다. 차는 몇대 보오지 않았지만 화려한그림에 밝은 조명은 그안에 사람이 제법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160. 어디선가 익숙한 느낌의 술집들이보였다. 예전 모래네시장 옆길을 걸을때 보였던 장미, 민들레 라고써있는 조금한 빨간등의 마담혼자 남자손님을 기다리는 술파는 방석집 이였다. 역시 세계 어디나 도박장 근처에는 그런것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 반갑게도 막 문을 닫으려는 중견 마트가 보였다. 그 마트는 24 close 라고써있어 12시면 문을 닫는다는걸 짐작케 했다. 점원은 매장을 막 정리하고있었고 시계를 보니 11시 45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뛰는이 마트로들어가 산토리, 아사히, 오리온맥주를 손에들고 간단히 먹을 안주도 들어올렸다.
  161. 맥주 3캔 모두 500ml 였고, 아사히, 오리온 맥주는 250엔 가까이 했으나 의외로 산토리 맥주는 170엔으로 지렴했다. 과자도 100~150 엔으로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맥주 3캔과 과자를 봉지에 넣어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들어왔다.
  162. 이제 진짜 나 혼자만의 시간이 시작 되었다. 아무도 없다. 어제의 소란스러움이나 호기심의 멀건넴 등은 당연히 없다. 외로움이 느껴졌지만, 타국의 홀로 여행이라는 생각에 당연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163. TV를 틀었다. 일본 TV에는 10시 이후에 야한 장면도 나온다는 소리를 간혹 들었지만, 그런 장면은 전혀 없었다. 맥주를 한캔 마시기 시작했고, 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랫만에 듣는 목소리가 참 좋았다. 매번 듣는 목소리지만 타국에 혼자 떨어져있는 상태에서의 통화는 남다른 느낌이 있었다.
  164. 사케를 두잔이나 마셔서 그런지 취기는 금방 올라왔다. 말도 알아들을수 없고 영상도 재미 없는 TV 는 더이상 소용이 없었고,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싫었다. 그저 먼산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다 마지막 캔을 남김채 그대로 잠이 들었따.
  165. 역시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낯선곳이라서 그런지, 아침 7시에 잠에서 깼다. 마지막 아침이라는 생각에 더이상 잠을 자기는 아쉬웠다. 샤워실에 욕조가 생각나 따듯한 물을 채우고, 몸을 담궜다. 일본인의 몸에 맞추어 제작한것인지, 아니면 그냥 반신욕조라 그런지 몸을 모두 담그기에는 좀 작은 사이즈였다. 그래도 게스트 하우스에 몸을 담글수 있다는 것만해도 영광이였다. 30분 정도 핸드폰으로 한국의 뉴스를 보고, 머리를 감고 체크아웃 준비를 했다.
  166. 슈리성 관광을 들른뒤 12시까지 렌트카를 반납 하려면, 그리고 아침 식사라도 하기 위해서는 9시 되기 전에 나가야 했다. 어제산 면세품을 박스에 잘 정리하고, 다시는 캐리어를 열지 않도록 입었던 옷은 안쪽에, 작은 짐들을 차곡차곡 빼곡히 정리한뒤 캐리어를 닫았다. 등에 맨 가방은 최대한 가볍게 하고 밖으로 나왔다. 먼저 차에 케리어를 실은뒤, 다시 올라가 등짐과 면세품을 들고 내려와 차에 실었다. 혹시 몰라 키는 반납하지 않은채, 어제보았던 게스트 하우스 앞 모스버거 집으로 들어갔다.
  167. 모스버거. 오키나와 시내를 돌아 다니면 자주 마주칠수 있는 체인점은 LAWSON, Familymart. 그리고 mos burger 이다. 그쪽의 롯데리아 같은 존재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자 마자 메뉴판을 보니.. 영어는 별로 없고, 모두 일본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매장 밖에 외국어로 된 메뉴가 있다는 글귀를 본 나는 바로 외국어로 된 메뉴를 요구했다. would you show me Foreign menu? 그러자 한국어, 영어로된 메뉴판을 내 보였고, 나는 모스버거의 대표 메뉴인지는 모르나, 이름이 동일한 모스버거 1개와 콜라를 주문했다.
  168. 모스버거는 단순히 패티한장, 토마토 한장, 그리고 특이하게도 토마토 소스가 올라가 있는 작은 햄버거였다. 토마토에 또 토마토 소스라 특색있는 맛이 였다. 그렇다고 신선한 느낌이라던지, 캡틴 캥거루에서 느꼈던 종류의 감흥은 없었다.
  169. 햄버거를 5분만에 먹어 치우고, 게스트 하우스에 주차했던 렌터카에 다시 올랐다. 구글 지도로 지도 검색을 하니 슈리성까지는 30분정도 소요되었고, 서두르지 않으면 점심은 못먹을 듯했다.
  170. 이제는 익숙해진 일본 운전은 내 운전 스타일을 한국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하기사 내차도 아닌 렌터카를 살살 몰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차가 많은 시내라, 쉬엄쉬엄 운전하면 차선 변경도 쉽지 않았다.
  171. 음악을 들으며, 30분 정도 네비의 안내대로 운전하자, 슈리성에 다달았다. 슈리성은 꼬불꼬불한 언덕을 한참 올라가고서야 도착할수 있었다. 처음에 구글 네비가 안내해준 곳은 출구였다. parking 이라고 써있고 화살표는 되어 있었지만, 도통 주차공간을 찾을수 없었다. 네비의 목적지에서 3번정도 차를 돌리고서야, 이곳이 출구인것을 알수 있었다. 언덕을 조금 더 올라가자, 슈리성 주차장이 보였다.
  172. 주차장 입구에서는 제복을 입은 아저씨들이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다. 내가 그곳을 들어가려고 하자, 만차라며 내 차를 막아섰다. parking 을 연신 외쳐대자 손으로 내가 올라온 언덕 반대쪽을 가리키며 그곳에 주차를 하라고 안내해줬다.
  173. 주차 요원이 지시한 쪽으로 내려갔다. 그곳은 또 슈리성 주차장이였다. 주차를 위해 버스가 긴 줄로 대기중이였다. 그곳도 내 차를 반기지는 않았다. 아마, 대규모 방문객을 위한 버스 주차때문에 일반 차량은 모두 막아서는듯 했다. 나같이 주차장 입구에서 차를 돌리는 일반차량이 제법 되었다. 여기나 한국이나…
  174. 나는 차를 몰아 좀더 아래로 내려가 보았다. 몇개 보이는 사설 주차장은 모두 차있었고, 그 동네를 크게 한 바퀴 돌고서야 5분 거리에 겨우 차를 주차 할수 있는 공간을 발견했다.
  175. 일본은 무인 사설 주차장 시설이 참 잘되있는듯 했다. 자동차가 주차되면 자동으로 차를 못빠져나가게하는 고정장치가 바닥에 설치 되어 있고, 출차시에 바로 옆에 있는 자동화 기계에 현금으로 계산을 하면 출차가 가능하게 고정 장치가 풀리게 된다.
  176. 차를 주차 하고, 쌀쌀한 날씨에 겉옷을 대강 걸친뒤, 슈리성으로 올랐다.
  177. 역시나, 수학여행온 학생들로 보이는 무리가 한줄로 길게 올라가고 있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단체로 방문한 단체관광객들, 그리고 가족단위의 한국 관광객 등, 오키나와에 와서 관광한 관광지중에 제일 사람이 많았다.
  178. 슈리성은 류쿠국의 왕성이다. 하지만 일본제국시절 미군에 의해 폭격당하고, 이제서야 재건한 곳인듯 했다. 그래서 그럼지, 이곳은 사적이라기 보다는, 그저 예전 성 형태로 새로 건설한 큰 건물로 보였다. 성벽도 네모 반듯하게, 당시에 깍아 쌓아올린 성벽이라고 보기도 힘든 모습이였다.
  179. 수리문을 지나가고 나서 큰 건물로 들어서니, 매표소가 있었다. 성인 800엔이라는 가격을 보고, 0을 하나 더해 보니, 8천원이라는 가격은 나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180. 한국의 광화문은 고작 2천원이면, 한복을 입으면 무료로도 입장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곳은, 그것도 예전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곳도 아닌, 그런고슬 8천원이나 지불하고 입장하기에는 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181. 여기까지 와서 고작 8천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지불할 가치가 있게 만들었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도 다른 모든 관광객들이 그곳으로 입장 하고 있었다.
  182. 1천엔짜리 지폐를 지불하고 또 동전 2백엔을 거슬러 받았다. 동전이 또 쌓여간다.
  183. 예전 한국에서 가족여행을 떠났을때, 어떤 사극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사극 드라마 촬영지에 들른 적이 있었다. 석재로된 성벽을 쌓아올리고, 그 위에 고구려풍의 나무로 된 고 건물을 지어올린, 그런 성곽이였다. 이곳이 딱 그런 모습이였다.
  184. 800엔이 아까웠다. 톱과 중장비로 지어올린 사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새로지은 일본 고유의 목제 건물같은 느낌이였다. 다다미방도 보였고, 작은 일본식 정원도 보였다.
  185. DO NOT ENTER, NO CLIMBING, . 곳곳에 푯말이 붙어있고, 지정된 길만 따라 움직이도록 동선이 제한되었다. 그와중에 나이든 타국 관광객들은 동선을 넘나들어 안내인의 제지를 받기 일 수 였다. 어딜가나, 나이드신 분들. 사진찍은 사람들이 문제이다.
  186. 혼자 다니는 여행은 관람도 자유롭게 한다. 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그와중에 이것저것 꼼꼼히 쳐다보고, 천천히 이동하였다. 그닥 구경할만한 것은 크게 없었지만, 그래도 800엔은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87. 많은 인파들과 함께 동선을 함께 걸은 후 다시 주차 구역으로 이동하였다.
  188. 주차장의 셀프 계산기에 주차 구획을 입력한 후, 표시된 금액보다 많은 현찰을 투입하니, 자동으로 거스름돈이 배출 되었다. 또 동전이 쌓인다.
  189. 잠시 가족과 통화하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배가 출출했다. 10시 30분쯤. 차는 12시쯤 렌트업체에 반납을 해야 하기때문에 지금 점심을 먹지 않으면 비행기 탈때까지 식당 갈 시간이 부족할 듯 했다.
  190. 신속하게 근처 카츠돈 전문점을 검색했다. 다행이 15분 거리에 있는 평이 좋은 식당을 찾을 수 있었고, 구글 네비게이션에 위치를 입력후 출발하였다.
  191. 없다. 아무리 둘러봐도 그 식당은 보이지 않았다. 주소를 잘못 입력 한 것인가. 두번 세번 입력 해도 이 위치다. 당황스럽다.
  192. 이곳을 추천한 추천 블로그에 사진을 유심히 본후 주변을 다시 살폈다.
  193. 동네를 세바퀴쯤 돌았을때, 블로그에서 본 주차장이 눈앞에 나타났다. 너무 반가운 나머지 차를 돌리다 신호위반, 차선위반 처음이였다.
  194. 일본인 들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195. 일단 주차를 하고, 블로그의 식당으로 이동했다. 또한번 당황했다. 식당이 쉬는 날이다.
  196. 빨리 포기하고, 이럴바에야 렌트카 사무실 옆 라멘집으로 가야겠다 싶어 렌트카 사무실로 일단 출발하였다.
  197. 집에 가는길, 사무실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간단히 안부인사를 하는 도중, 백엔샵을 들르라는 조언을 받고, 렌트카 사무실로 가는 길에 주위를 계속 둘러보았다.
  198. 오키나와에서 운전이 벌써 4일째다. 운전이 익숙하다. 운전 방향이 좌우, 깜빡이도 좌우 반대이지만, 벌써 주변을 둘러보고 운전을 할만큼  완전히 적응되었다.
  199. 렌트카 반납시간을 30분 남겨두고, 다행이 백엔샵 하나를 찾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조금 큰 다이소 같은 분위기였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은 100엔샵이라고 써있었지만, DAISO라고도 써있었다. 다이소였다.
  200. 우리 딸들, 소을, 예을이 에게 줄 선물을 찾다가, 머리끈을 보았다. 다행이 소을이가 좋아하는 나비모양의 머리끈이 보였다. 같은 모양으로 두개를 집어 들고, 와이프가 주문한 일본 라멘을 찾아보았다. 이상하게 봉지 라면은 보이지 않고, 은박지로된 즉석우동만 보였다.
  201. 일본의 봉지라면을 먹고싶었다. 뭔가 특색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였다. 이럴바에야 이온몰에서 살걸이라는 후회가 들었지만, 이미 늦은 탓에 그 우동과, 옆에 있던 카레 3개를 집어 들었다.
  202. 모두 해서 천 이백엔. 역시 다이소는 저렴하다.
  203. 시간이 없었다. 네비게이션은 도착시간이 55분. 약속한 12시 정각까지 주유하고 가면 정확히 맞출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204. 하지만 하나더 있겠지 라고 생각했던 주유소는 렌트카 사무실 근처로 오자 더이상 나오지 않았고, 다시한번 차를 돌리자 도착시간이 12시 5분으로 바뀌었다. 렌트카 업체에 전화를 해 주유시간때문에 정시 도착이 어렵다고 전하고, 주유소로 향했다.
  205. 주유소도 self 주유소였다. 모든것이 셀프이다.
  206. 렌트카 가이드 서류에는 주변 직원이 있다면 “만땅!”을 위치면 도움을 준다고 써있었으나,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셀프로 레귤러라고 써있는 주유구를 차에 꼽고, full 이라는 단어를 찾아 버튼을 누른후 3천엔을 기계에 넣고 주유를 시작했다.
  207. 주유도 성공이다. 이제 여행이 거의 끝나간다.
  208. 한국이나, 일본이나 렌트카를 반납할 때는 마음이 떨린다. 내 차도 기스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타는 편이지만, 더더군다나 렌트카는 더 조심히 타는 편이다. 문제가 생기면 보험도 그렇고 굉장히 골치 아파지기때문에다. 물론 프리미엄 NOC 보험에 가입하여 크게 걱정은 없었지만, 시간을 지체하고, 걱정하기 싫었다.
  209. 렌트카 사무실에 도착하자, 담당자가 바로 나왔다. 한국에서는 차를 꼼꼼히 보지만 이곳을 그렇지 않은것 같다. 서류만 챙기더니, 곧 공항으로 가는 셔틀을 가르키며 짐을 싣고 빨리 가라고 성화였다.
  210. 셔틀에 올랐다. 집에가는 공항행이다. 이제 여행은 끝이났다.
  211. 내가 운전하는 이곳의 모습과, 집에 가는 셔틀에서 보는 이곳의 모습은 좀 달랐다. 이곳에 도착했을때의 탔던 그 셔틀에서 본 밖. 그리고 집에갈때 탄 셔틀에서 본 이곳의 밖. 설레임과 아쉬움. 4일이라는 간격의 차이였다.
  212. 공항이다. 입국했던 그 공항. 이제는 출국이다.
  213. 출국 심사줄에 섰다. 내가 3번째 차례였다. 출국 심사는 30분 뒤였고, 나는 짐을 간단히 정리했다. 면세품을 가방과 케리어에 적당히 분배하고, 기다리는중, 공항 직원이 무슨 푯말을 들고 지나다는것이 보였다. 튜부는 기내 반입금지. 당황스럽다. 심사가 시작되고, 나는 내 차례에 심사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짐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면세품이고 언팩하지 않았는데 기내 반입이 되지 않냐고 재차 물어도, 노튜브라는 대답만 돌아왔다. 짐 정리를 다시 시작했다.
  214. 나의 차례는 마지막이 되었고, 케리어를 보내고, 나는 출국장으로 이동하였다.
  215. 배가 고프다. 카츠돈을 먹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머리에 맴돌았다.
  216. 식당을 찾았다. 출국 심사를 마치고 들어간 대기공간에는 식당이 별로 없었고, 가격도 역시 비쌌다. 눈앞에 소바집에 보였고, 900엔짜리 오키나와 라멘을 주문하고, 맛을 보았다. 역시. 좀 서두를 걸이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217. 이곳에 들어올 때도, 출국할 때도, 혼자 있는 사람은 나 뿐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좀 다르다. 사람들 신경은 쓰이지 않는다.
  218. 탑승시간이 되었고, 비행기에 올라 창가쪽에 앉아 밖을 보았다.
  219. 처음 일본에서 운전하고, 처음 휴게소에 들러 오키나와 라멘을 주문하고.
  220. 생전 묶어본적 없는 게스트 하우스를 일본에 와서 묶어보고, 알지도 못하는 외국인들과 식사를 하고, 노래를 부르고.
  221. 같이 여행을 하고, 식당에 가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222. 혼자 햄버거를 먹고, 관광지를 구경했으며
  223. 혼자 쇼핑도하고, 가격도 치르고, 카드도 사용하고.
  224. 스테이크도 먹고, 오락실도 가고.
  225. 주차도 해보고 주유도 해보고.
  226. 한순간에 모든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227. 비행기가 출발하고, 공항은 다시 작은 건물이 되어 보였으며, 추억으로 가득한 그 섬은, 바다위에 작은 점이 되었다.
  228. 저 섬에서 난, 무엇을 얻었는지 무엇을 버렸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건. 출발할때 그 마음보다. 지금이 더 낫다.
  229. 이 나홀로 여행이 날 달라지게 할 수는 없다. 35년이 넘게 살아온 나를 4일이 바꿀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적어도 4일 전 보다. 지금이 낫다.
  230. 한국이다. 저멀리 해안선이 보이고, 얼어붙은 땅이 보이고, 나하공항보다 큰 활주로가 보였다.
  231. 한국의 입국은 굉장히 빠르다. 대부분 자동화되어 있었다.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나 한국말을 쓰며, 어디서나 한글로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232. 내국인. 이곳 출신인 나는 자연스럽게 내국인 입국 심사대에, 지문과 카메라로 된 자동 입국 심사대를 자연스럽게 통과하고, 입국 괴도 열차에 올라 짐을 찾고 드디어 인천 공항 라운지로 나왔다.
  233. 곧 스타벅스로 가서, 한국말로 아메리카노를 자연스레 주문하고, 임직원 할인도 받았다.
  234. 한국말로 wifi 동글을 반납하고, 내 주머니에 있던 카드로 인천공항열차 개찰구를 통과해 집 앞 지하철 역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235. 춥다. 오키나와로 갈때 눈이 엄청 왔던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더 추워졌다.
  236. 하지만 춥지 않다. 집에 가는 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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