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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301 302 (301, 302: 삼공일삼공이, 1995)

FreeEnd 2008. 7. 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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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적 영화지?

이 영화를 보고 제일 먼저 개봉 년도를 찾아보았다. 화질과 배우들의 약간 촌스러운 듯한 헤어스타일에 옷차림, 약간 잡티와 잡음이 낀 비디오화질로 봐서는 분명 상당히 오래된 영화는 확실한데 영화 내용으로 봐선 예전에 나왔을 만한 소재이기에는 조금 싸이코적인 냄새가 많이 났다. 요즘 한참 주가를 날리고 있는 김기덕 감독의 『해안선』이나, 『사마리아』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 영화는 당시에 매우 앞선 영화였을 것 같다.


 먼 저 영화는 실종된 302호의 여인(윤희 : 황신혜 분)을 찾으려 경찰관이 탐문을 위해 301호를 방문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이 영화는 302호의 여인의 실종을 빌미로 시작하고 있으나 실종된 302호의 여인을 찾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내용은 아니다. 중요한 내용은 이 여인이 왜, 어떻게, 무슨 이유로 사라졌냐는 것이다.

 

 

- 301.. 302..


 두 여인은 이름이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 여인들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다. 세상에 배신을 당해 301, 302호의 여인들은 세상을 거부한다. 이들은 '현대인에게 새 희망을 주는 바이오아파트'에 살고 있다. 세상을 거부하는 두 여인과 두 여인이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이름이 모순적이다. 무엇일까, 이 모순은..

 

 



 바 이오아파트 301호에 사는 301은 이혼녀 이다. 오로지 너무나 사랑하는 자신의 남편을 위해 자신의 모든 노력을 다 하여 맛있는 음식을 대령하고 이들은 섹스를 나눈다. 남편이 밖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301은 하루 종일 남편의 음식을 만들 생각에 가득 차있고, 또 음식을 먹고 나눌 섹스를 생각한다. 남편은 항상 자신을 위해 열심히 음식을 하는 자신의 부인을 처음에는 너무나 사랑하지만, 그 사랑의 음식솜씨는 오래가지 못하고 남편을 외도를 하기 시작한다. 항상 음식을 해오고, 맛있냐고 묻는 301. 남편은 301이 해온 음식을 더 이상 먹지 않기 시작했고 301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거부당한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예전의 맛있는 저녁 뒤에 있던 섹스도 역시 없어지고 301은 섹스를 거부당한 음식을 먹는 것으로 대신하게 되고 곧 거식증으로 발전하게 된다. 하염없이 뚱뚱하기만 301은 외도녀의 차로 퇴근하는 남편을 보고는 남편의 애완견으로 마지막 식사를 만들고 이혼을 요구하게 된다.

 

- 내 음식이 더러워??


 301 호가 비어있을 때부터 살아온 302호. 그녀는 심각한 '신경성 식욕부진증‘에 시달리며 거의 음식을 먹지 못한다. 302의 방은 서재로 가득 차있다. 세상과 철저히 분리되어 살고 있는 302에게 간혹 어떤 남자에게 전화가 오지만 그녀는 항상 혼자 자동응답기에 떠드는 남자의 목소리만 들을 뿐, 거의 받지 않는다. 항상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간혹 비어있는 301에서 시간을 보내지만 갑자기 이사 온, 이사 오기 전부터 시끌벅적한 301호를 약간 못마땅해 한다. 302는 301이라는 사람들 싫어한다기보다는 302 자신의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긴 것 자체가 약간 불만족스러웠다. 이사 온 301은 302에게 인사를 하지만 다른 사람과 대화를 좋아하지 않는 302는 불투명이 지나간다. 301은 302에게 자신의 남편에게 해왔던 것처럼 음식을 해 나르지만 식욕부진증에 시달리던 302는 그 음식들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게 된다.

 


 


 사 건은 이렇게 시작된다. 물론 자신이 음식을 만들어 주었는데, 자신의 음식이라는 작품을 무참히 버리는 일을 좋아할만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이제 문제는 이렇게 시작 되었다. 자신의 음식 때문에 이혼을 했다고 생각하는 301은 음식에 더 집착적으로 반응한다. 서서히 302의 과거가 밝혀진다..


 302 는 어려서부터 의붓아버지에게 주기적으로 강간을 당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버지를 피해 그녀는 정육점 냉장고로 몸을 피하곤 한다. 냉장고 안의 고깃덩어리들. 아무렇치도 않게 피가 흐르는 고기를 잘라 팔고 또 피가 흐르는 고기로 요리한 음식을 먹는 302의 부모들을 302는 혐오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의붓아버지의 강간을 피해 냉장고로 몸을 숨긴 302를 본 동내 꼬마는 숨바꼭질 놀이로 그녀를 흉내 내다 냉장고 안에서 얼어 죽게 된다. 302는 자신을 매우 더럽고 추한, 속이 썩은 인간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음식을 받을 자격,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격하(格下)시킨다. 이로 인해 항상 식욕부진증에 시달리고, 섹스를 거부하게 된 것이다.

 

 

- 섹스와 음식의 오르가즘..


 302 는 이로 인해 301의 음식을 버렸다고 하며 301에게 자신의 과거를 말하기 시작한다. 301은 서서히 302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영화에서 보면 301은 상당히 의존적인 사람으로 비춘다. 301은 자신은 음식을 해야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음식을 먹어 줘야 하는 것이다. 곧 음식을 하는 것은 301에게 섹스이고 다른 사람이 음식을 먹는 것은 오르가즘이 된 것이다. 301은 자신의 모든 요리 실력을 동원해 302에게 맞는 음식을 만들려 노력한다. 302도 301의 노력에 음식을 먹으려 노력을 한다. 하지만 어떤 음식이든지 다 토해 버리고 화장실에서 곧 쓰러지게 된다.

 

 


 302 는 301에게 자신의 구토로 더러워진 몸을 깨끗이 닦인다. 이제 서서히 302의 정신적인 상처 딱지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302는 자신의 몸이 정화됨을 느끼고 301은 자신의 음식을 먹으려 노력하는 301을 보며 자신의 쾌락을 조금씩 채워간다. 하지만 어떤 음식도 302의 목으로 넘어가지 못한다. 더 이상의 음식 재료는 없다. 301 자신의 모든 테크닉을 다해 노력을 했음에도 상대방이 만족을, 그녀의 성적인 만족을 주지 못하는 것이다. 302는 301에게 자신의 몸을 벗긴 다음 말한다. “맛없을 것 같아요?”

 


 


- "맛이 없을것 같아요?"

 

 영 화 처음에서 제기 되었던 '현대인에게 새 희망을 주는 바이오아파트'와 이들과의 모순은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조금씩 풀린다. 301은 302를 요리하면서 새 희망을 느끼고 302는 자신이 죽음으로써 의붓아버지로부터 당했던 강간의 수치심으로부터 모두 벗어나게 되어 희망을 얻는 것이다. 영화 『사마리아』에서 바수밀다가 되길 희망하며 원조를 하던 죽은 재영을 대신해 자신이 재영과 원조교재를 하던 사람들을 섹스로 죄를 사하여 주며 여진 자신이 바수밀다가 되듯, 이 영화에서는 301이 302를 죽여 요리해 302를 자신의 요리로서 해방시키게 된다.


 아 직 왜 301은 302가 아끼며 기르는 선인장을 생으로 요리하여 302에게 먹이는지, 또 302가 진정 원하던 자신의 정화는 어떤 것 이였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내가 이해한 301302는 여기까지 이다. 약간은 인간의 내면적인 면을 어두운 시선으로 보여준 것 같아 간담이 서늘해 지기는 했으나 영화를 이야기로 보기 보다는 내용으로 이해하게 해준 영화인 것 같다.

 

 

- PS.

 오랫만에 옛날 영화를 보았습니다. 학교에서 감상문쓰라고 보여준 영화이긴 하지만.. 보고 나니.. 정말 10년된 영화같지 않은 느낌이였습니다. 오랫만에 한번 꺼내 봄직도 한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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